세 편의 영화, 세 가지 시대
서울아트시네마 / 세 편의 영화, 세 가지 시대

서울아트시네마는 서로 다른 시대의 공기와 문제 의식이 생생하게 담긴 한국영화 세 편을 11월에 상영합니다. 매주 화요일마다 <젊은 남자>(배창호, 1994), <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>(박송열, 2021), 그리고 <수프와 이데올로기>(양영희, 2021)를 만날 수 있습니다.

최근 디지털 복원을 거쳐 재개봉한 배창호 감독의 <젊은 남자>는 ‘신인 배우’ 이정재의 연기와 함께 90년대 당시 ‘오렌지족’의 욕망을 생생하게 담아낸 멜로드라마입니다. 삐삐를 쓰고 클럽에서 포켓볼을 치는 청춘들의 고민, 그리고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배창호 감독의 문제 인식은 2022년의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까요?

주연 배우이기도 한 박송열, 원향라가 함께 만든 <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>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가난한 부부의 일상을 씁쓸하게, 그러나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. 경제적 빈곤, 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묘사한 작품들 중에서 이 소박한 만듦새의 영화가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일상의 가장 평범한 순간들에서 다시 기운을 내는 아주 작은 의지 때문입니다.

<수프와 이데올로기>는 <디어 평양> 등을 만든 양영희 감독이 자신의 가족, 특히 어머니의 삶과 기억을 그린 다큐멘터리입니다. 치매를 겪는 어머니의 기억을 통해 우리는 제주의 아픈 역사와 다시 만나고, 그 과정에서 ‘동시대’라는 것이 실은 얼마나 복잡한 시간의 겹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인지 새삼 깨닫을 수 있습니다. 어머니의 시대를 통해 우리의 시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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