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날의 재회
서울아트시네마 / 가을날의 재회

서울에서 가을에 가장 걷고 싶은 길 중 하나가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정동길입니다. 덕수궁 돌담길에서 시작해 서울아트시네마가 새로 자리한 언덕 위까지, 자연과 역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통과 근대를 오가는 색다른 시간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. 10월 5일(수)부터 16일(일)까지 서울아트시네마가 새로 이전한 정동길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“가을날의 산책 - 정동길 영화산책”은 이 길을 따라 산책하며 영화를 만나는 좋은 기회입니다.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 보기의 감동과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줄 소중한 고전 15편을 상영하며, 영화에 대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진행됩니다. 

상영작으로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인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<자전거 도둑>(1948), 오즈 야스지로의 귀여운 어린이들을 만나볼 수 있는 <안녕하세요>(1959), 가을의 정동과 더할나위 없이 어울릴 에릭 로메르의 <가을 이야기>(1998), 그리고 루이 암스트롱 등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60년 전 재즈 축제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해줄 <한여름밤의 재즈>(1959)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. 이와 함께 <오프닝 나이트>(1977), <과거가 없는 남자>(2002) 등 시네마테크 아카이브 작품인 존 카사베츠와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 열 편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상영합니다. 황덕호 평론가는 재즈에 관한 시네토크를 준비했으며, 10월 16일(일) <자전거 도둑> 상영 후에는 김병규 평론가가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와 작품에 관한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. 

특별히 오르한 파묵의 소설 『순수 박물관』(2008)과 오르한 파묵이 실제로 지은 박물관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영화 <순수 박물관-오르한 파묵의 박물관과 이스탄불>(그랜트 기, 2015) 국내 첫 상영도 마련했습니다.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기억으로 만든 박물관을 소재로 취한 이 작품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함께 무형의 기억을 유형의 형태로 보존하는 방식과 그 의미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. 10월 15일(토) 상영 후에는 『순수 박물관』을 번역한 이난아 작가의 시네토크가 이어질 예정이니 관객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.

현재 예정된 이벤트가 없습니다.